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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정방문] 강원도 산골마을 다문화 아이 가정방문
이름   이메일   shaddai7@hanmail.net
작성일   2019-03-29 06:55 조회   260

퇴근하고 같이 근무했던 선배와 통화하다가 눈물이 글썽했다.
형이 그냥 전화했는데, 존경하는 형이라 아이 얘기를 꺼냈다.
오늘 가정방문을 간 아이에 대해 누구에게 말하랴!

우리반(3학년) 아이가 학교에서 10km 떨어진 산골에 산다.
엄마는 30대 베트남 분이고, 아빠는 50대이다.
마을에 아이가 있는 집은 여기 뿐, 노인 열 명 정도가 산다.
친구가 한 명도 없고, 학생도, 청년도, 부모 또래 이웃도 없다.
좁고 구불구불한 길을 한참 올라오다가, 
다시 좁은 콘크리트 언덕으로 올라간다.
비가 오면 물이 도로로 흘러내릴 것 같다.
“비 오면 어떡해? 신발 젖지 않아?”
“엄마가 우산 사줬어요. 신발은 젖어요.”
유치원 때는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은 조금씩, 천천히 말한다. 재잘대기도 한다.
학교에 다니면서 말이 많이 늘었다.
학교 버스가 도로까지는 오지만 언덕이 너무 가파르다.
올라갈 때는 몰랐는데 내려갈 때 가슴이 벌렁거렸다.
강원도 산길 운전이 자연스러운데도 ‘이렇게 가팔랐나?’ 
할 정도로 높다. 기어를 1단으로 놓고 기다시피 내려갔다.

집 사방에 쓰레기가 널려있다.
문풍지 바른 문 두 짝에, 얇은 샤시문 하나!
문을 열면 바로 뒷벽이 보인다.
초 3 아이가 초 1 동생을 데리고 부모를 기다린다.
엄마는 7시에 일하러 나가서 6시에 들어온다.
아빠가 짧게는 2-3일, 길게는 일주일씩 타지역에서 일하고 돌아온다.
가정방문 간다고 미리 연락했지만
일부러 피했는지, 담임이 와도 만날 까닭이 없기 때문인지 
아이와 함께 기다려도 부모가 오지 않는다.
마당 구석에 망고 껍질이 여러 개 널려있다.
'엄마가 베트남을 그리워하며 이곳에서 얼마나 울었을까?'
'아이는 또 얼마나 힘들까?'

‘외롭겠다. 쓸쓸하겠다. 무슨 재미로 지낼까?’
안 좋은 생각만 잔뜩 든다.
학교 도서관에 있던 책을 일곱 권 가져갔다.
“소원이 뭐야? 갖고 싶은 거 있어?”
“엄마, 아빠가 건강하게 살면 좋겠어요.”
동생에게 물었다. “너는 소원이 뭐야?”
한참 생각하는데 대답을 못한다. 소원을 생각한 적이 없는 것 같다.
“갖고 싶은 거 있어?”
“건강하게 살면 좋겠어요.”
‘아, 이 아이 어찌할까! 동생까지 내 마음을 무너뜨린다.’
“어린이날이나 크리스마스에 받고 싶은 선물 있어?”
“저는 마카롱하고 돼지바 좋아해요. 동생은 허니버터칩 좋아해요.”
책이 아니라 과자 사줄 걸 하고 후회했다. 
마루 위에 놓인 책이 참 어울리지 않는다.
책이 아닌 과자를 가져올 걸 하고 생각한 적 처음이다.
“선생님이 과자 사올 걸 그랬네. 여기는 가게 없지?”
“네, 없어요.”

“힘든 건 없어?”
“잘 몰라요.”
“부모님이 늦게 온 적 있어? 그럴 때 힘들지 않아?”
“엄마, 아빠 없을 때 아파서 힘들었어요.”
"울었어?"
"울진 않았어요."
마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집에서
두 아이가 어두운 불빛 아래 부모를 기다리는 모습이~
너무 아프다.
한참을 기다리다 부모를 만나지 못하고 떠났다.
"00아, 선생님 가신대. 인사해야지!"
자기도 어린대, 동생에게 인사를 시키는 모습이 진짜~
집에 돌아와서 글을 쓰는데 문득 몽실언니 생각이 난다.

아는 분들과 함께 쓰레기 치워주러 올까?
시청에서 집 고쳐주는 일을 하는지 알아볼까?
이런 거 하면 아빠가 자존심 상해 하지 않을까?
아이 앞에서는 담담하게 관찰하는 마음이었는데
형과 전화하면서 눈물이 난다.
아이가 지금까지 일기를 한 번도 안 썼다.
일기 하나 써올 때마다 돼지바, 마카롱, 허니버터칩 사준다고 해야겠다.
가끔씩 아이 집에 가야겠다.

자꾸 눈물이 난다.


좋은교사 19-04-03 14:32
답변  
후기를 읽는데 저도 함께 눈물이 납니다. 우리 주변에 이런 아이들이 여전히 많이 있을 텐데, 좋은교사운동이 이런 아이들의 아픔을 품어 줄수 있는 운동이 되기를 다시한번 소망해 봅니다. 매년 가정방문 캠페인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